아는 사람만 먹는 '찐' 국밥 맛집 안양중앙시장 '삼덕집'

 더 유명해질까봐 안알려주던 나만의 국밥맛집

아침 공기가 서늘하게 느껴지는 날이면,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떠오른다. 그렇게 찾은 곳이 안양 중앙시장의 작은 노포, 삼덕집이었다. 오래된 간판 아래서 풍겨오는 깊고 진한 국물 향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삼덕집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작은 국밥집이다. 테이블은 단 세 개뿐이라 최대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다. 우리는 밥시간대를 피해 갔지만, 이미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정겹게 국밥을 즐기고 있었다. 주차는 주변 골목 사이드에 가능하지만, 중앙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삼덕집은 매일 아침 8시 30분에 문을 열어 밤 9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화요일은 정기 휴무다. 단출한 공간이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한때 이 근처에서 자취하던 시절, 지친 몸을 이끌고 삼덕집으로 향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주는 위로가 어떤 것인지 몸으로 느꼈던 그때의 순간이, 이곳을 다시 찾을 때마다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압도적인 고기의 존재감

반찬은 김치, 깍두기, 마늘과 고추, 쌈장으로 단출했다. 깍두기를 제외한 반찬들은 평범했지만, 깍두기는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적당히 익어서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고, 감칠맛이 도는 단맛과 짠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이 깍두기를 국밥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느껴졌다. 국밥을 시키자마자 5분도 되지 않아 따끈한 한 그릇이 나왔다. 역시 한국인의 패스트푸드다운 빠른 서빙 속도였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밥을 받자마자 기대감이 커졌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순대국밥이었다. 국밥이 나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푸짐하게 담긴 토렴된 고기와 내장이었다. 이렇게 푸짐한 순대국밥은 처음이었다. 원래라면 아무리 많아도 국물이 많아서 숟가락으로 떠야 건더기들이 보이는데, 이건 뭐 고기가 국물을 압도하는 수준이었다. 수저를 넣기도 전에 그릇 위에 가득 쌓인 고기와 내장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순대 국밥,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그 맛

한 숟갈 떠서 국물을 먼저 맛보니, 깊고 진한 육수의 감칠맛이 입안에 퍼졌다.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우러난 국물은 한약재를 넣은 것처럼 은은한 깊이가 있었다. 함께 들어 있는 순대는 고소했고, 내장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오래 끓여서 잡내는 전혀 없었고, 씹을수록 특유의 담백함이 느껴졌다. 국물 속에 배어든 고기와 내장이 한데 어우러지며 진한 감칠맛을 선사했다. 숟가락으로 몇 번 휘저어도 건더기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 입, 두 입 먹어도 여전히 푸짐하게 담긴 고기와 내장이 눈앞에 가득했다.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면서도 "이렇게까지 푸짐하게 담아 주시다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가게에 들어설 때는 무심한 표정이었던 아주머니였지만, 한 그릇 속에는 그 무심함을 넘어선 넉넉한 인심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배부른 기분과 여운

국밥을 다 비우고 나자, 나를 감싼 포만감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었다. 이렇게 배부른 건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아침 겸 점심을 든든히 해결했다는 뿌듯함이 함께했다. 정말 후회없이 나중에 오지 못하더라도 만족했을만큼 배불렀던 것 같다. 한 그릇을 비운 후의 그 기분, 마치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담요에 푹 감싸인 듯한 기분이랄까. 국물의 진한 맛과 함께 입안에 남은 여운은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았다. 기분 좋은 포만감이 몸을 감싸면서, 바깥의 시장 소음이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것이 나에게 위안이 되었고, 아침을 먹으면서 느낀 따뜻함은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제 밖으로 나가려니, 이 맛있는 경험이 계속해서 내 마음속에 남을 것 같았다. 

 

삼덕집에서의 특별한 시간

이제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곳이기에 나의 추억이 많이 모인 이곳은 나의 과거가 담긴 곳이라고 생각될 것 같았다. 사람들이 모여서 웃고 떠드는 소리, 그리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겨운 대화가 흐르는 이곳은, 마치 시간과 공간을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곳이다. 아침 시장의 분주함 속에서도, 이 작은 공간은 따뜻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것 같다. 자취하던 시절, 힘들었던 하루가 끝나고 허기진 몸을 이끌고 삼덕집을 찾았던 날이 떠오른다. 그곳에서 한 그릇의 국밥을 비우고 나면, 마음과 몸 모두가 따뜻해졌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언제나 변함없는 맛과 정겨운 분위기는 나에게 이곳이 단순한 식사가 아닌 소중한 만남의 장소임을 알려주었다. 삼덕집에서의 한 끼는 음식의 맛을 넘어, 나의 일상에 따뜻함과 위안을 가져다주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다시 그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며 그리운 기억들을 떠올리게 될 날을 기다리며 오늘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