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나는 사람들, 남는 사람들, 그리고 나

나는 영등포구청역 근처에 위치한 파티룸을 빌렸다. 우리 동아리는 학술 동아리로, 6개월간의 커리큘럼이 끝나면 마치 졸업을 하듯 한 기수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에게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다. 바로, 차기 운영진! 나는 이제 이 동아리를 이끄는 7명의 리더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쫑엠티는 단순한 마무리가 아닌, 앞으로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원래는 같은 기수원들끼리 모이기로 했지만, 다들 바쁜 탓에 결국 전 운영진과 현 운영진이 한자리에 모인 ‘만담회’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모인 인원은 14명, 적당한 규모였다. 우리는 하루 종일 이 공간에서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다.
🛒 남자들은 장보기 원정, 우리는 감자칩 원정

남자들은 저녁에 먹을 바베큐 재료를 사러 떠났다. 그동안 우리는 회장이 외국에서 공수해온 특별한 감자칩을 하나씩 집어 들고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파티룸답게 닌텐도, 유튜브, 넷플릭스, 오락기, 포토존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분위기에 맞춰 조명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우리는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바로 옥상이었다! 이곳에서 바베큐 파티를 할 예정이었다. 남자들이 장을 보는 동안, 우리는 먼저 옥상에서의 준비를 시작했다. 고기를 먹을 그릇과 젓가락을 씻고, 함께 구워 먹을 고구마도 깨끗이 손질했다.
💪 막내의 짐꾼 모드 ON
한창 준비하며 쉬고 있는데, 장을 보러 간 남자들에게 연락이 왔다. "한 명만 내려와서 도와줘!"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막내인 내가 나설 차례였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 남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들은 마치 이사를 가는 사람들처럼 바리바리 짐을 들고 있었다. 내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양손 가득 짐을 들고 파티룸으로 돌아온 뒤, 우리는 서둘러 세팅을 시작했다. 배고픔이 극에 달한 상태였으니까. 드디어 불을 피우고, 지글지글 고기가 구워지기 시작했다. 치킨, 초밥까지 푸짐한 음식이 한가득 차려졌다. 나는 짐빔을 챙겨가서 직접 하이볼을 만들어 주었다. 다들 좋아하며 한 잔씩 들이켰다.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행복하게 식사를 즐겼다.
🎂 서프라이즈보다 더한 서프라이즈, 불이 안 붙어!

사실 오늘은 우리 기수원 중 한 명의 생일이었다. 처음에는 몰래 몰카를 계획했지만, 생각보다 귀찮기도 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서프라이즈만 하기로 했다. 밥을 먹다가 나는 언니와 함께 화장실 가는 척하며 케이크를 가지러 내려갔다. 미리 꽁꽁 숨겨둔 케이크를 꺼내 문 앞에서 촛불을 붙이는데… 오 마이 갓!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불이 자꾸 꺼지는 것이었다. 들킬까 봐 조마조마한 순간, 반대편에 앉아 있던 언니들이 눈치를 채고 생일자의 자리를 잡아두고 있었다. ‘이대로 실패인가...’ 하고 좌절할 뻔했지만, 다행히 다른 기수원이 몸으로 바람을 막아주는 바람에 촛불을 붙이는 데 성공했다. 결국 우리는 제대로 된 서프라이즈를 해냈고, 생일자는 감동을 받았다. 작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결국 성공한 이벤트였다.
🌙 밤샘 토크쇼, 그리고 다짐의 시간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다시 실내로 들어와 책상에 둘러앉았다. 밤새 이어진 수다 타임이 시작되었다.
사실 우리 기수원들은 최근 너무 바빠서 모임에 자주 참석하지 못했다. 운영진들은 기수원들이 모이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다행히 전 운영진들이 조언을 해주며 분위기를 풀어줬고, 우리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다음 기수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어느새 창밖이 밝아지고 있었다. 시간이 순식간에 6시를 넘어 있었다. 모두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가득 채워진 느낌이었다. 우리는 하나둘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제 집에 가서 푹 자야겠다. 이렇게 동아리의 한 기수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다짐을 하며 행복한 하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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