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단기 알바 찾는 방법
알려드릴까요..?
때는 수요일. 학교 개강이 시작되고 난 뒤, 쉬고 있긴 했지만 뭔가 불편한 하루였다. 무료하고 어정쩡한 시간 속에서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던 나는 알바몬을 뒤적거리다 하루 단기 알바를 발견했다. 마침 화장품 포장 알바를 모집 중이라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여기서 꿀팁 하나! 나처럼 하루 알바를 해보고 싶다면 내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세팅해보자.
1. 알바몬에서 ‘단기’ 탭으로 들어간다.

2. 세팅을 클릭한다.

3. 다른 건 무시하고 ‘고용 형태’는 알바로 지정한다.
4. (중요) 추천하는 알바 항목에 ‘제조’ 키워드를 넣고, 제외 키워드로는 ‘쿠팡’과 ‘재택’을 추가한다.

5. ‘N건의 결과 보기’ 버튼을 누른 후, 정렬 기준을 ‘거리순’으로 변경하면 집에서 가까운 알바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원하는 알바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실 별거 아닌데 처음 해보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어서 알려주는 거다. 아무튼, 나도 이 방법으로 화장품 포장 알바를 찾았고, 지원하자마자 바로 확정 전화가 와서 출근 준비를 했다.
알바 첫날, 멋진 대학생이고 뭐고
그냥 병아리가 되어버린..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게시간은 80분.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8만 원 정도 받는 거다. 살짝 두려웠지만 쿠팡 출고 아르바이트 경험도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출근길에 내가 탄 차 안에는 나를 포함해 네 명이 타고 있었다. 담당자가 한 명씩 앞으로 부르더니 근무 기간을 묻기 시작했다. 다들 하나같이 “3개월이요.”, “한 달이요.”, “다닐 수 있을때까지 계속”이라고 대답하는데…
나 혼자만 “오늘만요..”
..ㅋㅋㅋㅋㅋ 분위기가 아주 묘해졌다. 나만 그렇게 느낀걸 수 도 있지만..ㅋ 담당자는 순간 당황하더니 넵하고 넘겼지만, 나는 이미 혼자 눈치게임에서 패배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단기 알바를 하러 온 거니까! 그렇게 다들 묘한 분위기 속에서 차에서 내려, 공장 내부로 들어갔다.
맛깔나게 박스 테이핑하는 능력을
획득하였습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예상보다 쾌적했다.

우리는 먼저 운동화 → 실내용 슬리퍼 → 공장용 실내화로 갈아신고, 머리도 감싼 뒤 근무복을 입었다.
이제 본격적인 업무 시작 할 차례다. 이제 앉아서 화장품을 상자에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박스 테이핑을 하라는 거다.
‘뭐, 박스 테이핑쯤이야’ 싶었는데 아니었다. 아가리(?)가 딱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무리 붙여도 정갈하게 안 맞고 삐뚤삐뚤… 이때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받아본 택배 박스들은 모두 고수들이 만든 거였구나.
계속 낑낑대면서 고민하고 있는데, 다행히 옆에서 착한 언니들이 차근차근 알려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깔끔해져요!” 라며 요령을 가르쳐줘서 점점 익숙해졌다.
그렇게 한 박스씩 깔끔하게 테이핑하는 법을 터득했고, 어느새 2시간이 지나갔다. 마침 쉬는 시간이 되어, 같이 박스를 접고 테이핑하던 언니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분들과의 대화는 좀 더 뒤에서 다뤄보기로 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마친 우리는 빠르게 지나는 시간에 올라타며 작업장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보라색 화장품이 들어갈 단상자를 접는 작업을 하라고 했다. ‘오케이, 이건 쉽겠지.’ 하고
열심히 접는데, 반장님 등장(두둥)..
빨간색 가디건을 입은 반장님이 내 상자를 휙 가져가더니 이리저리 돌려보며 한 마디 했다. “이거 어디서 났어?”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단상자 한 묶음을 가리켰는데, 반장님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거 불량이야.”
자세히 보니 모서리에 아주 작은 하얀 종이가 삐져나와 있었다. 이런 것도 불량이라니… 처음 알았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게 단가가 높은 제품이기도 하고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이 엄청 까다로워서 더 세심하게 봐야한다고 했다. 반장님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집단 감정이 없는 나는 일단 내 할 일을 계속했고, 그렇게 한참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시간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갔고, 이 정도면 정말 나쁘지 않은 걸이라는 생각을 마치며 언니들과 밖을 나섰다.
점심먹으러 알바왔나
쉬는 시간에 언니들에게 “배고파요.”라고 했더니, 언니들이 “점심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라고 했다. 순간 머릿속에서 급속도로 온갖 공장 밥들에 대한 상상이 펼쳐졌다.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국, 무슨 반찬인지도 모를 나물 볶음, 차갑고 딱딱한 밥… 그래서 정말 기대 하나 없이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완전 대박.

내 눈앞에는 따끈따끈한 제육볶음, 짭조름한 시금치 멸치볶음, 구수한 시래기국, 아삭한 상추, 심지어 식혜까지! 내 최애 메뉴들이 한가득 깔려 있었다.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더 맛있어 보였다. 언니들도 “오늘 유난히 메뉴가 좋다.”라고 했으니, 나만 운이 좋았던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는 순간 고민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이걸 참을 수 있을까?' 하지만 다음 순간, 내 손은 이미 제육볶음을 듬뿍 떠서 접시에 담고 있었다. 이건 못 참지!
그렇게 밥을 야무지게 흡입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정도면 여기가 맛집인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내가 여행을 많이 다녀와서 이번 주부터 다시 식단 조절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 하루만큼은 그냥 행복을 선택하기로 했다.

푸짐하게 먹고 나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점심을 다 먹고도 시간이 20분 정도 남았길래, 언니들이랑 테이블에 둘러앉아 수다를 떨었다. 언니들은 내가 하루 알바생이라는 게 신기한지 계속 이것저것 물어봤다. 나는 왜 갑자기 공장 알바를 하게 됐는지, 오늘 와보니 어땠는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의 소속감이 느껴져서 뭔가 뿌듯했다. 그렇게 즐겁게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쉬는 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작업장으로 향했다.
아주 호기롭게, 발걸음도 가볍게.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곧 닥칠 시련을 전혀 몰랐다…
다음 편 예고_
제발 나한테 이러지 좀 마이소😭
사실 이 이야기를 한번에 다 넣을까 하다가 진짜 더 재밌게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 해보고 이 다음이야기느내일 다뤄보고자 한다. 참고로 다음편이 본격적인 이야기가 될 예정이다. 뭐 알바갔다온거 가지고 그럴 일이 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가볍게 예고 느낌으로 다음편에 다룰 이야기를 스포해보고자 한다.
일단 다음 편에는 행복하고, 별탈 없던 이번 편과 달리 억까당해 억울한 이야기, 반장님의 침튀기는 잔소리, 관리자분으로 인해 언니 노이로제 걸린 사연, 동생인줄 알았던 친해진 언니의 나이, 남자배우 이*기와 쏙 빼닮은 한 소년의 얼굴을 발견한 한 소녀의 수줍음까지 다 이야기해보려한다. 다음편이 궁금하다면 공감 눌러주시길 바라며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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