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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이곳은 촬영장인가, 다른 세계인가. 가족 여행으로 좋은 순천 드라마 촬영장!

by pa-3-do 2025. 3. 14.

 

오늘은 내가 주인공..?!

순천 여행 중 우연히 들른 곳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어서 깜짝 놀랐다. 바로 순천 드라마 촬영장! 처음엔 "그냥 세트장이겠지"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그대로 재현되어 있으니, 나도 모르게 설렘이 밀려왔다.

이곳은 한국에서 가장 큰 오픈세트장 중 하나로,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한국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총 7만 평 규모의 부지에는 옛날 도시 풍경이 그대로 복원되어 있어서, 걷다 보면 진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할 계획이라면 시간 체크는 필수!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람이 많으니 가급적 이른 시간대에 가는 게 좋다.
 
 

 
그리고 이곳, 의외로 정말 많은 작품이 촬영된 곳이다. 대표적으로 ‘사랑과 야망’, ‘제빵왕 김탁구’, ‘동백꽃 필 무렵’ 같은 인기 드라마는 물론이고, 영화 ‘택시운전사’, ‘남한산성’ 같은 대작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심지어 CF나 유튜브 콘텐츠까지 이곳에서 찍힐 정도라니,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촬영지 속으로 들어가니, 나도 모르게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입장료도 생각보다 저렴하다. 성인은 3,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2,0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면 입장 가능! 요즘 웬만한 전시회나 체험 공간은 기본적으로 1만 원이 넘는데, 이렇게 넓은 세트장을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가성비가 정말 좋은 편이다. 
 

부모님이 더 좋아하셨던 80년대 감성 가득한 거리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198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였다. 옛날 교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레트로 간판들, 낡은 버스 정류장까지. 마치 ‘응답하라 1988’ 속에 들어온 듯했다. 특히 오래된 다방과 극장은 나도 모르게 사진을 수십 장 찍게 만드는 포토존이었다.
빈티지한 분위기가 좋아서 여기서 한참 머물렀다. 특히 극장 앞에서 오래된 포스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지금은 보기 힘든 손으로 그린 영화 포스터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80년대풍의 오락실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레트로 게임을 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있어서, 어릴 적 오락실의 추억이 떠올라 한참을 머물렀다. 이런 디테일이 더해지니 단순한 촬영장이 아니라 진짜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라떼는 말이야~~

 

 
촬영장 안에는 교복을 빌려 입을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있었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지! 가족과 함께 교복을 입고 복고풍 거리를 걸으니, 괜히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너, 학교 끝나고 떡볶이 먹으러 갈래?" 같은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감성에 흠뻑 빠져봤다.



여기서 빌려주는 교복은 시대별로 디자인이 달라서 선택하는 재미도 있었다. 50년대 교복부터 80년대 교복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70년대식 교복을 선택했다. 목이 긴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색 조끼, 그리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교복치마까지. 거울을 보자마자 "이건 완전 엄마 학창 시절 교복 아니야?" 하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정작 엄마는 교복을 입어보신 적이 없다고..ㅋㅋ)
 
 

아뵤~!! 드루와드루와!!

한쪽에는 좁은 골목길이 있었는데, 여기서 '야인시대' 같은 액션 신을 따라 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족과 함께 "주먹이 운다!"를 외치며 가벼운 장난을 쳤는데, 옆에서 다른 관광객들도 웃으며 구경할 정도였다. 확실히 이곳에 오면 누구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느낌이랄까? 특히 오래된 시장 골목을 지나면서, 실제로 60~70년대의 분위기가 이렇게 생생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가게마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표어나 포스터들도 철저하게 고증되어 있어서 마치 역사 체험을 하는 듯했다.
 

마지막은 감성적인 옛날집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70년대 가옥이 모여 있는 골목이었다. 작은 마당이 있는 한옥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어우러져 묘하게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곳에서 한참을 머물다가 아쉬운 마음을 안고 나왔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방 안에 놓여 있던 옛날 라디오였다. 버튼을 돌리면 실제로 70~80년대 음악이 흘러나오는 연출이 되어 있어서, 정말 과거로 돌아간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오래된 교과서, 양은 도시락, LP판 같은 소품들도 가득해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 가볼 만할까?

 

이곳을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단연코 예스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가족과 함께 옛 감성을 느끼며 걸어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추억을 공유하게 된다. 부모님 세대가 살았던 시대를 경험해보는 재미도 있고, 낯설지만 신선한 분위기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지만, 나올 때쯤엔 아쉬움이 남았다. 어쩌면 시간이 멈춘 곳에서 잠시나마 또 다른 인생을 살아본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오래 머물면서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 아마도 옛 교복을 입고, 가족과 함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하루를 다시 한번 만들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