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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돼지갈비왕목살김치세트 왕십리 가성비 맛집, ‘끄트머리집’

by pa-3-do 2025. 3. 25.

고생 끝에 먹는 밥은 진리다.

나는 매주 토요일이면 정기적으로 연합 동아리 활동을 한다. 토요일 아침부터 모여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오후가 되고 배에서는 자연스럽게 꼬르륵 소리가 난다. 대학생의 주말이란 게 그렇다. 공부와 과제에서 벗어나 동아리 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은 즐겁지만, 학술동아리인데다 난 운영진이기에 모자랍없이 이끌기위해서는 에너지를 더욱 더 많이 소모하게 된다. 특히, 몇 시간 동안 집중해서 활동하다 보면 체력이 바닥나고, 자연스럽게 “오늘은 뭘 먹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학교 주변의 먹자골목을 찾는다.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여러 식당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도 하나의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 오늘 소개할 곳도 그런 날, 우연히 찾은 곳이었다. 여러 곳을 고민하다가 가성비가 좋고 양도 푸짐하다는 소문을 듣고 방문했던 곳인데,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동아리 후에 배고픈 대학생들이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추천해보려고 한다.



바로 ‘끄트머리집’, 돼지김치구이 전문점이다.



여기가 대학로 식당이라는걸 잊지말기


이곳은 학생들에게 꽤 인기 있는 가게다. 그래서 그런지 내부는 단순하다. 한마디로 최대한 많은 테이블을 넣기 위해 촘촘하게 배치된 구조다. 대충 봐도 네 명 기준으로 약 스무 팀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배가 고프면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기본 반찬은 단출하다. 코울슬로, 무절임, 깻잎이 나온다. 만약 상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고기에 곁들여 먹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날 우리는 무려 5시간 동안 동아리 활동을 했고, 나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친구가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배고픔을 참으며 앞치마를 매고 기다리던 순간, 고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야~무지게 먹어야지! 움냠냠


이곳의 대표 메뉴인 돼지김치구이를 우리는 대(大) 사이즈로 주문했다. 넉넉한 4인분 정도의 양이라 우리처럼 배고픈 사람들에게 딱 맞았다. 고기와 김치가 철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자, 본격적으로 식욕이 자극되기 시작했다.


맛은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고기는 적당히 기름기가 돌면서도 담백했고, 양파는 알맞게 익어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치였다. 조금 더 묵은지 같은 깊은 맛이 났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물론, 김치 본연의 신맛과 감칠맛은 잘 살아 있었지만, 깊이 있는 풍미를 기대했던 내겐 살짝 아쉬웠다. 또 김치 양이 더 많으면 좋을텐데 아쉬워했지만 그래도 고기와 함께 먹으니 충분히 맛있었다.



가성비 끝판왕, 볶음밥까지 완벽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인당 8,900원이라는 가격이다. 서울에서, 그것도 왕십리에서 이 정도 가격으로 이렇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꼭 먹어야 하는 메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볶음밥이다. 가게에서 추천하는 방법대로, 고기를 다 먹기 전에 1인분당 한 주먹 정도의 고기와 김치를 남겨둔 뒤 볶음밥을 주문했다. 그러자 직원이 직접 철판에서 밥을 볶아주었고, 마지막에 바삭한 누룽지를 만들어 주었다. 이 볶음밥이 정말 끝내줬다. 바삭한 누룽지와 함께 퍼지는 고소한 향, 적당한 매콤함이 배인 김치와의 조화가 완벽했다.



왕십리에서 가성비 맛집을 찾는다면


이곳은 왕십리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찾기가 어렵지 않다. 근처에 볼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보는 걸 추천한다.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가성비 맛집을 찾고 있다면, 이곳만큼 만족스러운 선택도 드물 것이다.

토요일, 긴 활동이 끝난 후 맛있는 음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뜨끈한 철판 위에서 익어가는 고기 냄새, 볶음밥의 바삭한 소리, 그리고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 오늘도 그런 작은 행복을 하나 더 쌓아 올렸다.